서울대, 신입생 1500명 글쓰기 평가…"문해력 키울 것"

입력 2022-03-13 17:13   수정 2022-03-14 00:26


서울대가 최근 처음으로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평가를 했다. 서울대는 이를 기반으로 전공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에게 체계적인 글쓰기 교육을 제공해 사고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공대생도 글쓰기 시험 봐
13일 서울대 기초교육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신입생 1472명을 대상으로 글쓰기를 평가했다. 모든 단과대 신입생이 대상이었다.

강제가 아니라 자율로 실시돼 올해 입학한 신입생(3443명) 중 40% 정도만 시험을 치렀다. 인문대, 사회과학대뿐 아니라 공대, 미대 학생도 시험을 봤다는 게 서울대의 설명이다.

서울대는 글쓰기 평가를 2017년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평가 대상을 확대해왔다. 지금까지는 사회과학대, 인문대, 자연과학대 등 일부 단과대에서 수백 명 단위로 시험을 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전체 단과대를 대상으로 시행했다.


학생의 글은 △적절하고 명료한 주장 △적절한 근거 △풍부한 근거 △참신한 아이디어 △예상되는 반론 고려 △자연스러운 글 구성 △완결된 문단 구조 △정확한 문장과 적절한 어휘 △맞춤법과 띄어쓰기 아홉 가지 기준으로 평가된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문해력과 자료 분석·활용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종합적 평가 도구를 개발했다. 고교학점제,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중등교육과 입시 제도의 변화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시험을 개선했다.
갈수록 떨어지는 문해력
서울대가 본격적으로 글쓰기 교육에 힘쓰기 시작한 배경에는 학생의 저조한 글쓰기 실력과 문해력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 학생이 대학 입학 전까지 ‘오지선다형’ 시험에만 매진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어려워한다”는 지적은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여기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영상에 익숙하고 활자 매체는 기피해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데이터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학생은 읽기 능력의 성취도가 낮고, 특히 복합적 텍스트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지를 나타내는 ‘축자적 의미 표상’ 정답률(46.5%)은 2009년에서 2018년 사이 15%포인트 떨어졌다. 조사 대상 5개국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서울대는 이 같은 실상을 감안해 체계적인 글쓰기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입생에 대한 글쓰기 능력 평가 이후 필수 이수 과목인 ‘대학 글쓰기1’ ‘대학 글쓰기2’를 통해 학술 글쓰기에 대한 기초를 쌓게 할 예정이다.

여기에 교과목 연계 글쓰기(WAC)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과 연계된 글쓰기 교육까지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온라인 글쓰기 교실(OWL)을 통해 부족한 부분은 온라인을 통해 집중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글쓰기가 모든 학문의 기초”
최윤영 서울대 기초교육원장은 “하버드대 졸업생에게 물어보면 학교에서 배운 것 중 가장 유용한 것으로 글쓰기를 꼽는다”며 “문과든 이과든 글쓰기는 모든 학문의 기초지만 한국 학생은 입시에 몰두하다 보니 충분히 글쓰기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아무리 인공지능(AI) 시대가 됐지만 글쓰기 능력은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필수”라며 “학생의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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